새 아침은 축복이어라! 거저 베푸신 은총이어라!
낯선 이민자의 땅에서 너를 품으려 달려 온 무자년의 새 해, 나그네 순례길의 삼백 예순 다섯 날은 내게 베푸신 축복이어라!
가쁜 숨 몰아 쉬며 달려 온 지난 세월, 얼룩져 지워지지 않는 애증의 상채기들도 은총의 새 아침에 올리는 감사의 기도인 것을,
새 아침은 축복이어라! 이루 셀 수 없는 은총이어라!
출렁이는 동해의 심연에서 퍼 올린 저 솟아 오르는 새 아침을 보라!
세월의 무게에 지쳐 틀어진 마음의 틈새들 마다 희망의 진액으로 메꾸어 주며 너의 잃어버린 허상의 꿈도 회복의 마당에서 만나게 하리라!
아! 새 아침은 축복이어라! 거져 베푸신 은총이어라!
누가 너의 삶을 짐이라 했는가? 세월의 고개를 넘을 때마다 몰라보게 커져 버린 한숨의 짐일랑, 이제 새 해, 새 아침에 모두 벗어 버리라.
정해와 함께 했던 빛 바랜 사연들도 모두 덮어 버리고 너와 함께 먼 길 떠날 무자의 새 아침이 밝았으니 희망과 용기로 새 봇짐 가득 채워 오직 새 삶을 위하여 앞만 보고 나아 가라!
너를 품으려 먼 길 달려온 새 해 이거니 그대 손 마주 잡고 휘파람 불며 온누리 희망의 불 밝히려 이제 무자의 새 아침에 떠나라!
새 아침은 축복이어라! 거져 베푸신 은총이어라!
(2008년 무자년 새 아침에. - 한국일보(미주판) 2008-1-1 자 1면 신년 축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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