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 시

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

하쿠나마타 2010. 4. 4. 18:59

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

-이정하-

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잊혀진다 하더라도
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
언젠가 내가 바람편에라도
그대를 보고 싶다는 까닭이다.

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이
있겠지만 그대와의 사랑,
그 추억만은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
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이다

두고두고 떠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
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사람
슬픔에서 벗어나야
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
그대에게서 벗어나
나 이제 그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네

처음부터 많이도 달랐지만
많이도 같았던
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...

사람의 가슴속에 부는 바람은
누군가를 향한 갈망이 아닐까
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기에
내 안에서 이는 흔들림
기어이 묵은 수첩을 뒤적이게 하고
전화 다이얼을 돌리게 하고
편지를 쓰게하고
끝내는 그 집 앞에서 기웃거리게 만드는

누그에게나 자신의 가슴속에
사막 하나쯤은 가질일이다
자신만의 빈터
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그런 땅을
하나쯤 감추고 있을 것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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